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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7.04.01 (23:27:27)

낮에는 날씨가 조금 풀리고있다.

퇴근하여 칼과 호미를 들고 집 마당으로 나갔다. 작년에 피고졌던 꽃들의 

잔재들과 마구 자라나는 풀들까지 모든 것이 너부러져있다. 

어디서 부터 손을 써야할지 까마득하다. 이 모두가 작년 가을에 밭을 꼼꼼이 

정리해 두지 못한 나의 게으름 때문이다. 내가 나타나니까 밭에서는 모두들 

입을 삐죽이면서 이제사 발걸음 했냐며 나무라고있다. 


5월과 6월 두 달동안 화려하게 피어날 꽃들의 구근들이 앞을 다투어 

자리 잡기에 바쁘다. 사람도 자기 밥 그릇 챙기지 못하고 양보만 하다보면 

자기 설 자리 남에게 빼앗기듯 밭에서도 자기 발 넓히기 경쟁이 치열하다.


어두워져 거실로 들어오니 며칠 전 사다 화병에 담아놓은 튜립들이 

백조의 날개처럼 훨훨 휘어지면서 춤을추고 있다. 

꽃들은 시시각각으로 내게 말을 걸어온다. 

"우리 오늘 어때?"

"응, 정말 멋져 아름다워. 갈수록 색깔이 화려하네."

"우리 내일도 살아있을 꺼고. 그리도 그 다음도 그런데 아주 많은 날은 아닐꺼야."


화병에 꽃혀있는 꽃들이 조금씩 이별을 고 하는 소리도 듣게된다.

화병에 물을 갈아주고 얼음을 몇 덩어리 넣어주면서 오래 살 수 있는 

작은 봉지의 꽃 음식도 넣어준다.


밭의 꽃들이나 화병의 꽃들이나 새로운 꽃들로 다시 만나게 된다.

이별이 아쉽지만 우리는 언제나 다른 조건의 만남을 가지면서 외로운 삶을

이어 나가고있다. 꽃들이 해 마다 다시피어 우리를 즐겁게 하듯.


Apr 1.jpg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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